건강 지킴이

손에 물집이 자주 생기면‘희귀 피부 질환’

이모이모 2025. 5. 25. 14:58

▣▣,손에 물집이 자주 생기면‘희귀 피부 질환’ 일 수도 있다

 

가벼운 접촉에도 물집이 생기고, 작은 마찰에도 피부가 벗겨진다면 어떨까. 일상생활이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실제로 이런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에게는 ‘수포성 표피박리증’이라는 희귀 유전질환이 숨어 있을 수 있다.

2024년 8월 기준, 이 질환의 국내 환자 수는 78명에 불과할 만큼 드물지만, 초기 오진이 잦고 증상이 과소평가되기 쉬워 유사한 증상이 있을 경우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발병 후 적절히 관리하지 않으면 피부암으로 발전할 수 있어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이에 피부과 전문의 문정윤 원장(리원피부과의원)과 함께 수포성 표피박리증이란 어떤 질환이며, 어떻게 관리하고 치료해야 하는지 자세히 알아본다.

 

1,작은 접촉에도 쉽게 상처… 피부층 연결하는 ‘단백질 결핍’이 주원인
수포성 표피박리증(Epidermolysis Bullosa, EB)은 유전성 질환으로, 피부가 매우 약해 가벼운 접촉이나 마찰만으로도 물집이 생기고 표피가 벗겨지는 특징이 있다. 나비의 날개처럼 얇고 섬세해 작은 충격에도 쉽게 찢어지기 때문에 ‘나비 피부병(butterfly skin disease)’이라는 별칭으로 불리기도 한다.

정상적인 피부는 표피와 진피가 특정 단백질에 의해 단단히 결합돼 외부 자극으로부터 몸을 보호한다. 히자만 ‘수포성 표피박리증’은 이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에 이상이 생겨 피부층 사이가 쉽게 분리되고 작은 마찰만으로도 물집이 생기게 된다. 기초가 약해진 건물이 작은 충격에도 무너지듯, 일상적인 접촉만으로도 피부에 상처가 생기게 되는 것이다.

 

2,만성 상처로 인한 합병증... 편평세포암으로 번질 수 있어
이 질환은 단순히 피부에 물집이 생기는 데 그치지 않는다. 약해진 피부는 지속적인 손상으로 이어지고 △만성 상처 △흉터 형성 △반복적인 피부 감염 △손가락과 발가락이 서로 붙는 합지증 △체중 감소 △성장 지연 빈혈 등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장기적인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주의해야 할 것은 피부암 중 하나인 편평세포암으로 진행될 위험이다. 수포성 표피박리증 환자 중에서도 특히 열성 영양장애형(재세포형, Recessive Dystrophic EB) 환자에게서 잘 발생한다. 문정윤 원장은 “반복되는 수포와 상처, 만성적인 염증은 피부 세포의 DNA를 손상시키고, 누적된 돌연변이에 의해 암세포로 변이될 위험이 커진다"라고 경고했다.

 

3,손발에 오돌토돌한 수포가? ‘한포진’, 원인을 알아야 치료가 보인다
수포성 표피박리증 환자의 편평세포암은 일반인보다 훨씬 더 빠르게 진행되므로, 조기 발견이 매우 중요하다. 문 원장은 평소 세심한 관찰을 통해 다음과 같은 위험 신호가 발생할 시 신속히 병원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① 상처가 1달 이상 낫지 않고 계속 번지는 경우

② 상처 부위에서 통증, 출혈, 악취가 생기거나 심해지는 경우

 

③ 주변보다 딱딱하거나 혹처럼 만져지는 병변이 생긴 경우

④ 갑자기 상처 모양이나 색이 바뀐 경우(예: 검붉게, 흑색으로 변화)

⑤ 이전과 다르게 자주 염증이나 감염이 반복되는 부위

 

4,마찰 최소화가 최우선, 감염 방지 위한 세심한 주의 필요
수포성 표피박리증은 현재 완치하기 어려운 질환이므로, 증상을 완화하고 합병증을 예방하는 관리가 필요하다. 환자는 무엇보다 피부 마찰을 최소화해야 한다. 문정윤 원장은 “옷은 무봉제 제품이나 부드러운 면 소재로 입고, 옷에 달린 태그를 반드시 제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호자는 유아를 들어 올릴 때 겨드랑이가 아니라 등 아래를 받쳐 안아야 한다.

이미 생긴 수포를 관리하는 일도 중요하다. 환자는 수포가 생기면 멸균된 바늘이나 70% 알코올로 소독한 바늘로 수포 가장자리를 살짝 찔러 액체를 배출하되, 수포 껍질은 절대 제거하지 않아야 한다. 수포 껍질이 천연 드레싱 역할을 하여 감염을 막고 회복을 돕기 때문이다.

상처를 드레싱할 때는 더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문 원장은 “생리식염수나 멸균된 미지근한 물로 부드럽게 씻은 뒤, 비점착성 실리콘 겔 또는 하이드로겔 제품으로 1차 드레싱을 하고, 그 위에 흡수력 있는 부드러운 패드형 제제로 2차 드레싱을 시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