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치우 별세
1939년 4월 10일 경성부 흑석정에서 이종록(李鍾祿)의 2남 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아래로 남동생 이성우와 여동생이 있었다. 아버지 이종록은 1937년 7회 동아마라톤 대회 우승자였는데, 6.25 전쟁 때 납북돼 남은 가족들이 힘든 세월을 보냈다.
그는 배재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58년 CBS 4기 성우로 데뷔했다. 얼마 뒤 대한민국 육군에 입대하여 제2작전사령부에서 하사로 전역했으며, 정훈부대가 창설될 때의 공로로 상도 받았다. 전역 뒤 1959년 국립극장 연기 인양성소 1기로 배우 수업을 받아 수료 뒤 본격적으로 배우 생활을 시작했고,1962년 극단 '동인극장'의 창단 멤버로 참여한 바 있다.1964년에 DBS 2기로 이적했지만 1980년 언론통폐합으로 인해 KBS 7기로 분류되었다. 전성기 시절 외화에서 리 J. 콥과 안소니 퀸의 KBS판 전담 성우로 이름을 날렸다. 특히 안소니 퀸 전담은 1972년 <길> 이래 여러 차례 도맡아 했는데,후술할 <TV가이드> 1987년 제291호에 따르면 해당 연기를 하게 된 비결은 성우 및 연극배우 활동을 하면서 다져진 능숙한 발성 연기에 음색도 앤서니 퀸과 비슷했고, 듬직한 거구에 굵고 신중한 목소리, 용모, 몸놀림 등이 퀸과 비슷했다고 한다.
배우로서는 1967년부터 국립극단으로 돌아간 후 같은 해 KBS 일요연속극 <선덕여왕>에서 비담 역으로 출연하면서 브라운관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고, 1970년에는 이남섭 감독의 영화 <의리의 사나이 돌쇠에 출연해 본격적으로 은막에 모습을 드러냈다.1972년 KBS 주간 드라마 한중록에서 영조 역을 맡았는데 이 때 혜경궁 홍씨 역이 당대 인기 여배우 김자옥이었다.1976년에는 극단 '현대극장' 창설에도 참여해 간판 배우로 연기를 지속하는 한편, 1986년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할 정도로 배움에 대한 열정도 컸다.
또한 1966년 TBC 라디오 드라마 <광복 20년>을 비롯해 1982년 8.15 특집극 <그 여름의 이틀>부터 1994년 <다큐멘터리극장>까지 백범 김구 역할로 여러 차례 출연하여 이영후에 버금가는 백범 전문 배우로도 유명했다. 연기할 당시 신장의 차이는 있었으나 음색과 용모가 비슷하다는 평을 받았고, 이 역할에 애착을 보인 덕에 백범의 비서 선우진과 각별한 사이로 지낼 정도였다. 1985년작 KBS 대하드라마 <새벽>에서 이 역을 맡을 적 안경, 정장, 중절모 등을 특별 주문하고 <백범일지>를 5번이나 탐독하는 등 연기에 열의를 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