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사망,1896년 4월 27일 (미국)- 1937년 4월 29일 1938년 오늘(10월 27일) 미국의 화학회사 듀폰이 새 차원의 합성섬유를 개발했다고 발표했지요. 나일론(Nylon)입니다. 듀폰은 몇 개월 전에 이 섬유로 칫솔모를 만들어 인류를 돼지털 칫솔에서 벗어나게 했지만, 합성섬유를 부각시킨 것은 이날이었습니다.
듀폰은 이듬해 나일론 소재의 여성스타킹을 선보였고 1940년 5월 드디어 이 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듀폰은 “거미줄보다 가늘고 강철보다 강하다”며 스타킹을 광고했습니다. 백화점마다 여성들이 그야말로 긴 뱀처럼 줄을 섰고, 사람들로 바다를 이뤘습니다. 백인 여성들이 다리털을 제거하기 시작한 것도 나일론 스타킹 때문이라고 합니다. 듀폰은 세계 1차 대전에 폭약을 공급해서 얻은 ‘죽음의 상인’의 이미지를 다소나마 떨칠 수 있게 됐지요.
나일론은 ‘비운의 화학자’ 월리스 흄 캐러더스가 개발한 상품입니다. 그는 하버드대학교에서 교수로 근무하다가 듀폰의 구애를 떨치지 못하고 자리를 옮겨 합성고무 네오프렌을 개발한 데 이어 나일론도 탄생시켰지요.
캐러더스는 듀폰의 공장 분위기를 싫어했다고 합니다. 그는 “실험의 95%는 연필과 종이로 증명할 수 있으며 실제로 해 보일 필요는 없다”고 주장했으며 실험실보다는 도서관에서 지냈다고 합니다. 그는 과학 지식으로부터 어떤 금전적 이득을 얻는다는 것을 탐탁지 않게 여겼던 과학자였습니다. 그는 이런 생각 때문인지, 아니면 천재의 고독 때문인지 늘 울가망했습니다. 캐러더스는 여동생이 갑자기 죽자 우울증이 도져 나일론이 세상에 알려지기 한 해 전 자살로 생을 마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