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인 세개

배우 장인한 별세

이모이모 2023. 2. 20. 15:38

1918년 경기도 고양군 아현리(현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아현동)에서 2남 1녀 중 막내로 태어나 19세 되던 1937년에 일제의 징집을 피하기 위해서 예술가의 길을 선택했고, 극단 '인간좌'에 입단하여 연기에 입문했다. 그는 집문서를 담보로 극단에 운영비를 제공한 덕에 <광산에 피는 꽃>을 통해 주연배우로 등극했고, 조선 전역은 물론 만주, 소련 블라디보스토크 등지를 유랑하며 왕성히 활동했다. 1945년 8.15 광복을 평양에서 맞은 후 <홍경래전> 등지에 나오며 북한에서도 유명세를 떨쳤고, 한 여배우와 결혼을 하기도 했다. 1950년 6.25 전쟁 후 1951년 1.4 후퇴 때 극단 단원들과 같이 새우젓 배를 타고 월남했는데, 이 과정에서 심한 추위로 태어난 지 100일 된 쌍둥이 자식을 잃는 비극을 겪기도 했다. 도중에 풍랑을 겪으며 무인도에 있다가 미국 군함에 의해 구출되어 전라북도 군산으로 피난을 왔다.

군산 피난 당시 후배 3~4명과 함께 극단 '황금좌'에 입단하여 서울로 돌아와 연극을 했지만, 그새 부모와 나머지 남매들은 이미 전쟁으로 죽은 뒤라 다시 만나지는 못했다. 1960년대 초반 들어 전국의 극장들이 연극 대신 영화를 틀게 되자 장인한 자신은 연극배우로서 설 자리를 잃었고, 1960년 정창화 감독의 영화 <햇빛 쏟아지는 벌판>에 출연하며 영화배우로 변신했다. 다만 은막에서는 단역을 많이 맡은 탓에 생계에 지장이 생기자 분장사까지 겸해서 수입을 더 벌었으며, 같은 시기에는 새 장가도 들어 51세 들어 아들 장진을 얻었다. 1980년대 들어 김종학 PD에 의해 MBC <조선왕조 오백년>에 출연하면서 TV 드라마에서도 왕성히 활동했고, 1991년 정지영 감독의 영화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에선 금니 2개를 뽑아가며 노승 법연 역을 열연해 주목을 받았다. 2000년대 초~중반까지 꾸준히 활동하다 2007년 8월 21일에 숨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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