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 불안증후군
누구나 한번쯤 종아리에 쥐가 나서 고생해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갑자기 과격한 운동을 하거나 무리를 하면 다리에 쥐가 날 수 있다. 이럴 때 다리에 쥐가 나는 것은 일종의 근육 경련인데, 종아리를 맛사지하고 스트레칭해도 좋아지지만 굳이 치료하지 않아도 몇 일 지나면 호전된다. 그래서 쥐가 한번 났다고 치료를 받으러 의료기관에 오시는 분은 거의 없다.
하지만 밤마다 다리에 쥐가 나거나 다리가 불편한 느낌이 든다면? 이것은 무심코 넘어갈 상황이 아니다. 실제로 다리에 쥐가 난 것 같은 이상한 느낌 때문에 밤에 잠을 설치거나 불면증이 생길 정도라면 간과하지 말고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한다. 그런데 도대체 이어지는 불편 증상은 왜 생기고, 병원에 어느 과에 가야 치료할 수 있는지 애매하다. 한의학에서는 이런 증상을 ‘하지불안증후군’이라고 한다.
병명이 생소한 분들이 많겠지만 실제로 전체 인구의 5%가 앓고 있을 만큼 흔한 병이다. 보통 젊은 사람보다 나이가 들수록 많이 생기기 때문에 보통 혈액순환 장애로 인한 증상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의학적으로는 철분 부족이거나 뇌에 있는 신경 전달물질인 도파민이 부족해서 생긴다고 하는데 사실 이렇게 추정할 뿐 아직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는 않았다.
아픈 부위가 다리이기 때문에 환자들은 정형외과를 찾는 분도 있고 신경과에서 치료를 받을 수도 있다. 물론 애매한 증상이라 어느 과에 가야할지 몰라서 한의원을 찾는 분도 있다. 양방에서는 보통 철분 제제나 도파민 제제를 투여해서 하지불안증후군을 치료하게 된다.
한방에서는 하지불안증후군이라는 병명을 동일하게 사용하고 있지는 않지만 근육이 뭉친다는 의미에서 전근(轉筋), 벌레가 기어가는 느낌과 같은 이상한 감각장애가 있다는 의미에서 마목(痲木)이라고 진단하게 된다.
전근(轉筋)과 마목(痲木)의 치료는 둘 다 혈액순환을 도와주는 치료를 하게 된다. 이를 치료하는 주된 약으로는 피가 부족하고 혈액 순환이 되지 않을 때 사용하는 사물탕이 가장 대표적이다. 증상과 체질에 따라 사물탕에 도인, 홍화, 황금, 창출, 모과, 대추 등의 약재를 가감하게 된다.
모과와 대추는 근육을 풀어주고 이완시켜주는 한약재 중에서 시중에서 가장 구하기 쉽다. 대부분 한약으로 치료가 잘 되지만 국소적으로 다리 근육의 경결이 심하면 침구 치료로 직접 불편한 다리 부위에 침을 맞을 수도 있다.
날씨가 추운 겨울날이면 혈액 순환이 따뜻한 계절에 비해 잘 되지 않는다. 당연히 하지불안증후군 증상도 추운 계절이 되면 심해질 수 있다. 약재를 당장 처방하지 못하거나 전문가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자기 전에 족욕으로 발과 다리를 따뜻하게 찜질을 하거나 마시지를 하면 증상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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