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지킴이

신경과 전문의 경고하는 뇌를 해치는 습관

이모이모 2025. 5. 11. 09:30

▣▣,신경과 전문의가 경고하는 뇌를 해치는 습관 5

 

현대인의 다양한 생활 습관 중 일부는 매일 뇌 건강을 조금씩 갉아먹는다. 수면 부족,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 등은 각각 다른 방식으로 뇌에 악영향을 미치며, 때로는 뇌세포의 건강을 직접적으로 해치기도 한다. 우리가 무심코 일상에서 반복하는 행동 중 뇌를 해치는 습관 다섯 가지를 살펴보고, 그 원리를 신경과 전문의 전우현 원장(감꽃요양병원)과 함께 알아본다.

 

1. 수면 부족
충분한 수면은 뇌세포가 하루 동안 축적된 피로물질을 제거하고 기억을 공고히 하는 데 필수적이다. 만성적인 수면 부족 상태에서는 뇌에 지속적인 부담이 가해져 인지 기능 저하와 기분 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

전우현 원장은 “연구에 따르면, 만성 수면 제한은 뇌 특정 영역의 뉴런을 손상시키고 심하면 사멸시킬 수도 있다”며 “깨어있는 동안 각성 상태를 유지하는 데 관여하는 청색반점(Locus Coeruleus) 신경세포 등은 만성 수면 부족 시 산화적 스트레스가 누적되어 손상을 입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면이 부족하면 뇌에서 단백질 찌꺼기 같은 노폐물 청소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아 장기적으로 알츠하이머병 등의 위험도 높일 수 있다.

극도의 수면 부족이 이어지면 면역 체계 교란과 대사 이상으로 뇌세포 환경이 악화된다. 전 원장은 “쥐 실험에서 몇 주 만에 뇌세포 일부가 소실되었다는 결과도 있었다”며 “다행히도 경미한 수면 부족에 의한 기능 저하는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 회복 가능하지만, 만성적인 수면 부족 습관은 뇌세포 건강을 서서히 해치는 위험한 요인”이라고 경고했다.

 

2.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
스마트폰을 비롯한 스크린 기기의 과다 사용은 ‘디지털 중독’을 초래할 수 있다. 스마트폰을 장시간 사용할 때 뇌는 끊임없는 알림과 정보 자극에 노출되어 주의력과 집중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성장기 미성년자의 뇌에서는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이 전두엽을 비롯한 뇌 발달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전우현 원장은 이와 관련하여 2023년 정신과 분야 국제 학술지 '정신의학연구(Psychiatry Research:Neuroimaging)'에 게재된 논문의 내용을 소개했다. 해당 논문에서는 스마트폰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사람들은 인지 조절과 충동 억제를 담당하는 전두엽-두정엽 네트워크의 기능이 저하된다고 밝혔다. 전 원장은 “이는 뇌가 평소에 “쉽고 빠른 자극”에 길들여져 스스로 깊이 사고하거나 기억하려는 노력을 덜 하게 되는 현상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이유로 일상에서 스마트폰을 많이 사용할수록 단기 기억력 감소, 처리 속도 저하 및 감정 조절의 어려움 등이 발생한다. 비공식적으로는 이를 일컬어 “디지털 치매” 현상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에 더해 스마트폰 화면의 빛이 수면의 질을 떨어뜨려 추가적인 뇌 피로를 유발하면 나쁜 영향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발생하는 악순환이 일어날 수도 있다.

 

3. 카페인 섭취
카페인은 커피, 차, 에너지 드링크 등에 포함된 각성 물질로, 적당한 양을 섭취하면 뇌세포의 아데노신 수용체를 일시적으로 차단하여 졸음을 물리치고 집중력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전우현 원장은 “일일 약 100~200mg 정도의 소량으로 카페인을 섭취하면 뇌세포에 특별한 손상이 생기지 않는다”며 “카페인 섭취가 파킨슨병 등의 신경퇴행 질환 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밝힌 연구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과도한 카페인 섭취는 문제를 일으킨다. 하루 400mg을 초과하는 카페인을 장기간 섭취하면 만성적인 불안, 불면, 심박동 증가 등이 나타나며 이는 뇌에 만성 스트레스 환경을 조성한다. 특히 카페인을 늦은 저녁에 섭취하면 수면을 방해하여 수면 부족으로 인한 뇌 손상 위험을 높일 수 있다.

또한, 고용량의 카페인은 뇌혈관을 수축시켜 두통을 유발하거나 뇌로 가는 혈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전 원장은 “카페인 자체는 용량을 지키면 큰 해가 없지만, 상습적인 과다 섭취 습관은 수면과 뇌 건강을 해쳐 결과적으로 뇌세포에 악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4. 알코올 남용
전우현 원장은 뇌세포에 가장 치명적인 독 중 하나가 알코올 남용이라고 말했다. 알코올은 혈뇌장벽을 통과하여 직접 뉴런에 작용하며, 특히 전두엽과 소뇌에 해로운 영향을 준다. 단기간 폭음하면 일시적으로 뇌세포 기능이 억제되어 판단력 저하와 운동 실조가 유발되고, 장기간 과음하면 뇌 구조 자체의 변성이 일어난다.

전 원장은 “실제로 만성 알코올 중독자의 뇌 MRI를 보면 전반적인 뇌 부피가 줄어드는 ‘뇌 위축 현상’이 뚜렷하다”며 “이는 알코올로 인해 뉴런과 시냅스가 파괴되고, 사용되지 못한 신경세포가 죽으면서 빈 공간을 뇌척수액이 채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알코올은 뇌세포의 영양 공급을 차단하고, 신경독성 물질로 뉴런막을 손상시킨다. 임상적으로 심각한 수준의 알코올 남용은 알코올성 치매나 베르니케-코르사코프 증후군과 같은 뇌장애를 유발하는데, 이는 뇌세포의 대량 손실과 관련된다. 일상적 한두 잔의 소량 음주는 큰 해가 되지 않지만, 만성적인 과음 습관은 뇌세포를 직접 죽이고 뇌의 구조를 손상시키는 대표적인 치명적 요인이라는 것을 기억하고 절주할 필요가 있다.

 

5. 스트레스
전우현 원장은 만성 스트레스를 “보이지 않는 뇌 살인자”라고 소개했다. 그만큼 스트레스는 뇌에 광범위하게 해로운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 분비되는 코르티솔 등의 스트레스 호르몬은 단기간에는 우리 몸을 각성시켜 스트레스 대응에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이런 스트레스 호르몬의 수치가 장기간 높게 유지되면 뇌세포에 독성 효과를 일으키게 된다.

특히 뇌 조직 중 ‘해마’라는 조직은 코르티솔 수용체가 많아 만성 스트레스에 취약한데, 지속적인 스트레스에 노출될 경우 해마의 신경세포 가지 돌기가 후퇴하고 시냅스 연결이 줄어들어 해마의 부피 감소가 관찰된다. 이러한 해마 위축은 곧바로 기억력 감퇴와 연결되며, 우울증 및 치매의 위험 인자로도 작용한다. 전 원장은 “쥐에게 오랫동안 스트레스를 준 실험에서 쥐 해마의 신경세포가 일부 사멸하고 신경 생성이 억제되는 소견이 보고된 바 있다”고 실제 예시를 소개했다.

스트레스는 만성 염증 반응도 유발하여 뇌세포 주변 환경을 해치고, 뇌 혈류를 감소시켜 뇌세포에 산소와 영양 공급을 방해한다. 또한, 스트레스가 높으면 수면 장애나 폭식, 음주 증가 등의 다른 해로운 습관으로 이어져 악영향이 증폭된다.

전 원장은 “급성 스트레스 상황에서 일시적으로 머리가 하얘지거나 멍해지는 경험을 하듯, 뇌세포들은 스트레스에 매우 민감하다”며 “그러므로 만성적인 스트레스 관리 부재는 뇌세포를 서서히 약화시키고 궁극적으로는 뇌기능을 떨어뜨리는 치명적인 습관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위 다섯 가지 생활 요인은 모두 각자 방식으로 뇌세포 및 뇌기능에 해로울 수 있으므로 균형과 절제가 필요하다. 그중에서도 뇌세포에 직접적이고 치명적인 손상을 줄 수 있는 습관으로는 만성적인 음주와 심각한 수면 부족을 꼽을 수 있다. 알코올 의존이나 만성 불면은 실제로 뉴런의 죽음과 뇌 위축을 일으켜 돌이킬 수 없는 변화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과사용과 만성 스트레스도 서서히 뇌 회로를 약화시키고 인지 저하를 불러와 매우 해롭지만, 이들은 주로 기능적인 측면에서의 손상을 유발하므로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 카페인은 상대적으로 적절한 범위 내에서는 안전하지만, 잠을 방해할 정도로 과다 섭취하는 습관은 결국 수면 부족을 야기해 2차적으로 뇌에 해를 끼친다.

전 원장은 “결국 ‘뇌에 가장 해로운 습관’은 뇌세포를 살피지 않고 혹사시키는 생활패턴”이라며, “수면을 충분히 취하고, 디지털 기기 사용을 절제하며, 술을 멀리하고,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것이 뇌세포를 지키는 길”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