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풍경

사랑나무 '연리지 아시나요

이모이모 2023. 10. 27. 13:43

▣▣,사랑나무 '연리지 아시나요?

맞닿은 두 나무의 세포가 서로 합쳐 하나가 될 때 우리는 연리(連理)라고 부른다. 연리는 두 몸이 한몸이 된다 하여 흔히 남녀간의 사랑에 비유되는 ‘사랑나무’이다.

숲 속의 나무들은 좁은 공간을 나눠 갖고 살아간다. 나눔의 방법이 정해진 것은 아니니 햇빛을 차지하기 위해 남보다 먼저 쑥쑥 키 자람을 하고, 가지와 잎을 잔뜩 펼쳐놓아야 한다. 자연히 다툼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조금의 빈 자리라도 생겼다 하면 주위의 나무들은 우선 가지부터 들이밀고 본다. 서로가 부딪치면서 맞닿게 마련이다. 처음에는 자기만 먼저 살겠다고 발버둥치지만 맞닿은 채로 오랜 세월이 지나다 보면 함께 협조해야 살아남을 수 있음을 깨닫게 된다. 서로의 부족함을 조금씩 메워나갈 수 있도록 아예 몸을 합쳐 한나무가 되는 것이 더 유리하다는 결론에 이른다. 이렇게 맞닿은 두 나무의 세포가 서로 합쳐 하나가 될 때, 우리는 연리(連理)라고 부른다.
연리는 두 몸이 한몸이 된다 하여 흔히 남녀간의 사랑에 비유되며 나아가서 부모와 자식, 가족 사이, 친구 사이의 사랑까지 이 세상의 모든 사랑은 하나로 이어진 두 나무로 형상화된다. 바로 ‘사랑나무’다.
나뭇가지가 서로 이어지면 연리지(連理枝), 줄기가 이어지면 연리목(連理木)이다. 연리목은 흔히 나무를 심을 때 너무 가까이 심은 탓에 세월이 지남에 따라 지름이 굵어진 줄기가 맞닿아 생기는 현상이다. 그러나 연리지는 매우 드물게 생긴다. 가지는 햇빛을 많이 받도록 서로 피해 뻗으니 우선 서로 맞닿을 기회가 적다. 운 좋게 맞닿았더라도 바람에 흔들리면 서로 상대방의 세포와 사귀어보고 결합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지 않는다. 그래서 가지가 붙은 연리지는 매우 희귀하다.
한편 땅 속에선 지상보다 이런 연리현상이 보다 훨씬 흔하게 일어난다. 좁은 공간에 서로 뒤엉켜 사는 뿌리들에겐 서로 맞닿을 기회가 많기 때문이다. 연리근(連理根)이라고 불러야 할 것 같지만 쓰지 않는 말이다. 베어버린 나무등걸이 몇년이 지나도 죽지 않고 그대로 살아 있는 경우를 볼 수 있는데, 잘리지 않은 옆의 나무와 뿌리가 연결되어 양분을 공급받기 때문이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주변은 너무 빨리 변해가고 있다. 자고 나면 업그레이드를 생각해야 하는 정보화 세상이라지만 가장 전통적이고 우리다워야 할 남녀 사이의 사랑 방식도, 가치관도 몰라볼 만큼 달라지고 있다. 혼전 동거를 다룬 ‘옥탑방 고양이’란 미니시리즈가 안방극장의 인기 프로가 되는 세상이다. 그러나 너무 쉽게 만나고 너무 쉽게 헤어지는 인스턴트 사랑은 바람처럼 지나가는 유행일 뿐이다. 서로를 보듬고 서로를 의지해 살아가는 사람 대 사람의 사랑은 시대를 초월해 진정한 의미로 남을 것이다. 특히 남녀가 만나 사랑을 나누고 부부의 연을 맺어 평생을 같이 하는 과정을 연리지로 승화시킨 옛 사람들의 사랑 방식은 오늘의 우리에게도 여전히 잔잔한 감동을 준다.

당신의 그윽한 향기는
  나의 영혼 깊은 곳에 숨결처럼 배여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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