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세개

슈빌 새

이모이모 2023. 3. 17. 14:34

영어로 슈빌이란 이름은 신발을 뜻하는 슈(Shoe)+부리를 뜻하는 빌(Bill)을 더한 의미로, 넓적하고 커다란 부리가 꼭 구두처럼 생긴 탓에 붙여진 이름이다. 그래서 1980년대 이전에 번역된 서적에서는 구두부리황새라는 표기도 존재. 이 괴상한 부리 때문에 한때 학자들 사이에 넓적부리황새가 사다새와 황새 사이의 진화적 고리로 여겨지던 때도 있었으며, 지금도 분류하기가 상당히 모호한 녀석이다. 현 학계에선 가장 가까운 종으로 망치머리황새를 뽑고 있다.
아프리카 현지인들은 넓적부리황새를 '우푸망바우'라고 부르는데, 이는 '작은 동물을 죽이는 놈'이라는 의미라고 한다.

대형 조류로 특히 목과 다리가 길어 큰 개체의 경우 키는 150cm에 달하고 날개를 편 길이는 260cm에 달한다. 몸무게도 평균 5kg 내외, 많이 나가는 녀석은 10kg까지 나가기 때문에 가끔 먹이를 먹고 난 후에는 무거워서 날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정면에서 보면 굉장히 날카롭고 사나운 눈매를 가졌지만 이는 눈두덩이가 돌출되어있기 때문이고 정작 옆이나 아래에서 보면 굉장히 동그란 눈을 볼 수 있다.

아프리카 현지인들 말대로 넓적부리황새의 부리는 그 모서리가 날카로운 데다가 부리를 다무는 힘이 세서 단번에 먹잇감의 목을 잘라버릴 수 있을 정도라고 하며, 그 커다란 부리를 활용해서 물고기개구리, 물뱀, 거북, 달팽이, 설치류 등 웬만한 작은 동물은 다 먹어치운다. 심지어 작은 악어나 새끼 리추에를 잡아먹은 사례도 있다고 한다. 커다란 부리와 잘 늘어나는 목구멍 덕에 커다란 먹이도 삼킬 수 있다. 가장 좋아하는 먹이는 폴립테루스와 폐어.몇 시간 동안 부동자세로 있다가 사냥감이 빈틈을 보이면 단번에 공격한다. 다만 눈이 좋지 않은 편이라서 나무뿌리 같은 것을 먹이로 알고 마구 공격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또한 소화시키는데 시간이 많이 걸려 작은 악어나 수달, 오리, 대형 물고기라도 먹으면 3~4시간 동안 소화를 위해 또 부동자세로 서 있는다. 야생에서는 천적이 없기 때문에 이렇게 생활해도 생존에 지장이 없다.

이렇게 무시무시한 생김새와 습성을 지닌 녀석이지만, 사람을 공격하지는 않기 때문에 현지인들은 그다지 겁을 내지 않는다.
한가지 특이한 점으로 눈 색깔이 어릴 때 노란색이지만 나이를 먹을수록 푸른색으로 변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