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욱하는 것도 병 충동 조절장애
참아야지, 참아야지 하면서도 어느새 불끈 폭발해 성질을 내는 자신의 모습을 본 적 있는지. 매번 솟구치는 분노를 참지 못해 폭언과 폭력 등 돌아서면 후회할 일을 하고야 말았다면 한번쯤 찬찬히 자신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순간의 끓어오르는 충동적인 감정을 참지 못하는 ‘충동조절장애’를 호소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지난 일요일, 유치원생 아이의 친구네 가족과 봄나들이에 나섰다는 김아무개씨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 꽃구경을 한 뒤 다함께 식사 자리로 이동하던 중 느닷없이 아이 친구네 아빠가 버럭 화를 내며 식구들을 끌고 집으로 가버린 것이다. 아이가 풍선을 갖고 싶다며 징징거린 것이 사건의 발단. 그칠 줄 모르고 생떼를 쓰는 아이에게 화가 치밀어 오른 그 집 아빠는 길 한복판에서 폭언과 폭력을 쏟아내다 급기야 말리던 아내에게까지 버럭 화를 내며 가족을 모두 데리고 집으로 가버렸다. 눈앞에서 펼쳐진 그 놀라운 광경에 김씨 가족은 모두 입을 다물지 못했다는데…. 그간 다혈질 아빠라고만 생각하던 김씨는 이날 본 충동적인 모습에 얼마 전 신문에서 읽은 ‘충동조절장애’가 떠올랐다.
◈충동은 인간의 본능적 성향
그렇다면 김씨가 지적하는 충동조절장애는 뭘까? 강북삼성병원 정신과 신영철 교수는 “충동조절장애란 충동으로 긴장이 고조되고 결국 이를 해소하기 위해 행동으로 표출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충동은 인간의 본능적인 성향이지만, 이 충동이 타인에 비해 너무 강하거나 자아의 억제 기능이 악화된 경우 문제를 일으킨다는 것이다.
피로나 지속적인 자극, 정신적 외상 등도 충동에 대한 저항을 악화할 수 있는 요소들. 더불어 뇌 기능 장애, 특히 충동을 담당하는 변연계(가장자리계)의 이상도 충동조절장애를 일으키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실제로 충동은 이성적 판단을 하는 전두엽과 변역계의 작용으로 조절되는데, 이 통제 시스템에 문제가 생길 경우 충동 조절의 장애를 일으키는 것이다.
문제는 그 진단 또한 쉽지 않다는 것. 대개 외부의 스트레스 자극에 비해 지나친 분노나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지만, 한 차례 행동만으로는 진단할 수 없다. 삼성서울병원 정신과 전홍진 교수는 충동조절장애의 증상으로 “자신이나 타인 혹은 양자에게 모두 해로울 것이 명백한 특정 행위에 대해 꼭 하고 싶다는 강한 충동과 욕구, 뿌리치지 못하는 유혹”을 꼽는다. 더불어 행동 직전의 긴장과 각성의 고조, 이를 행동으로 옮겼을 때의 일시적인 쾌감이나 다행감, 긴장감의 해소를 느끼는 것도 충동조절장애의 일반적인 증상이다.
◈쇼핑 중독, 인터넷 중독 모두 충동조절장애의 유형
놀라운 것은 주변에서 우리가 흔히 겪는 쇼핑 중독이나 인터넷 중독 역시 일종의 충동조절장애로 볼 수 있다는 사실이다. 국내와 미국에서 주로 쓰이는 정신과 진단 기준 체계인 DSM-IV 에서 병적 도벽과 방화, 도박 같은 중독이 ‘달리 분류되지 않는 충동조절장애’로 나뉘는 것처럼 쇼핑, 인터넷, 섹스, 운동 등 무엇이든 중독 증상이 있다면 충동조절장애를 의심해봐야 한다.
대화 중에 공격적 충동을 일으키는 ‘간헐적 폭발장애’도 대표적인 충동조절장애 질환 중의 하나. 주로 10~20대에 시작되며, 여성보다는 남성에게 흔하다는 이 질환은 유전적 소질이 작용되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뇌종양이나 두부손상, 간질, 노인성 치매 등의 퇴행성 질환, 내분비장애와 같은 신체적 질병에서도 유사한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니 장년층에서 보다 신경 써야 할 질환이다. 특히 한의학에서는 간헐적 폭발장애가 발생하면 얼굴이 붉어지고 눈충혈, 두통 등을 동반한다고 풀이한다. 려한의원의 정현지 원장은 “충동을 조절하지 못하는 것을 한의학에서는 화기가 치밀어 오르는 것으로 표현한다”며 “충동조절장애는 화기가 내려가지 못하고 거꾸로 치밀어 오르면서 발생한다”고 설명한다.
◈환자가 어릴수록 가족 집단치료가 효과적!
충동조절장애가 있다고 판단된다면 되도록 빨리 정신과 전문의를 찾는 게 지름길이다. 치료법은 상담과 약물치료가 있는데, 상담의 경우 충동적 욕구가 올라올 때 어떻게 할지 대안을 마련해두는 행동요법이 효과적이다. 환자가 가족의 이해와 도움이 필수적인 청소년이라면 가족치료를 시도하는 게 좋다. 상담 외에 기분 조절제의 역할도 일부 인정되는 비전형 항정신성의약품, 선택적 세로토닌계 항우울제, 항경련제와 기분 조절제 등 공격성과 충동성을 줄여주는 약물로도 치료가 가능하다.
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스트레스와 화를 털어내려는 노력이다. 신영철 교수는 충동성의 긍정적인 측면인 기능성에 주목하라고 당부한다. 신 교수는 “충동적인 사람은 때로 활동적이고 정열적이며 생동감이 넘치는 특성을 보인다”며 “역기능 충동성을 줄이고 기능적 충동성을 잘 살려주는 노력, 즉 자기 에너지를 건강한 방향으로 바꾸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요가나 명상, 단전호흡 등이 추천 항목.
머리로 화기가 솟구칠 때는 구기자차, 국화차, 결명자차, 오미자차, 산수유차, 황기차 등을 마시면 화기를 내리는 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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